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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좋은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

by 러송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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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방울들이 송이송이 떠다니는 거리를 따라 유치원 버스에서 내린 아이가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약사 아저씨,,,, 빨리 죽는 약 있어요?"

아이의 말에 당황한 약사는
"그 약을 누가 먹으려고 그러니?"

"할머니 드리려고요"

아직은 죽음이 뭔지 모를 아이가 하는 말에 속 사정이 있으리라 본 약사는
"할머니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

"네....
저를 재워놓고는 할아버지 사진을 보며 늘 그렇게 말씀하였어요"
라고 말한 뒤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손바닥만 한 돼지 저금통을 내미는 게 아니겠어요

"내일이 할머니 생신인데 그 약을 선물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의 천진한 표정 속에 묻어
있는 아픔을 애연하게 바라보던 약사는
"네가 말하는 약이 여기 있구나 이 약을 할머니께 선물해 드리렴"

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내민 저금통보다 약사가 내민 약이 비싸 보였는지
"약사 아저씨,,, 진짜 이 돼지 저금통이랑 바꿔주시는 거예요?"

"그럼 이 돼지 저금통에 들어있는 돈이면 충분하단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


동전 몇 개만 딸랑거리는 돼지 저금통을 흔들어 보이며 웃고 있는 약사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 뒤 하늘을 날듯 할머니가 계신 집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날들이 가고

그로부터 3일이 더 지난 비 내리는 오후 덜컹거리는
손수레를 끌고 약 국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요

"저 약사 선생님,,,"
말끝을 흐리던 할머니가 미리
준비해온 듯 접어놓은 만 원짜리 한 장을 키운 터에 올려놓더니
"이 약을 며칠 먹고 나니 기운이 나서 이렇게 폐지를 주우러 나온 김에 들렸구먼요"

손자 놈 재워놓고 혼자 넋두리하는 걸 듣고 여기 와서 약을 사 올지는 몰랐다며
비싼 약을 가져온 미안함에 쩔쩔매는 몸짓을 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다시 약봉지와 만 원을 지어준 약사는
"할머니 약 값은 손자한테 받았으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어린 게 무슨 돈이 있어 약 값을 줬을까요  
모자라는 건 제가 폐지를 주워 틈틈이 갚아 드릴 테니 우선 이거라도 받아주세요"

"할머니 그 약 다 드시고 나면 손자를 다시 보내주세요,, 아셨죠?"

빈 갠 하늘에 펼쳐져 있는 오색빛깔 무지개를 타고 할머니가 멀어진 자리를 가만히 지켜보던 약사는 혼자 되뇌고 있습니다

효심 만큼 더 좋은 약은 없다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 섬기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좋습니다!

🎶 https://youtu.be/BNdOerkD_9k?si=6Ndxoue1JPvyOY4s

 

아래의 글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늘 변화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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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종의 기원(種의 起源)'을 쓴 찰스 다윈은 이렇게 말한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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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러송입니다. 지난 5월 1일부터 알뜰교통카드가 K-패스로 변경되어 운영하고 있는데요. 기존 알뜰교통카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혜택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목차1. K-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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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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