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봄은 봄이다1 봄(春)은 봄(見)이다 들녘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논둑길을 따라 파릇하게 돋아나는 냉이, 그늘에 남은 얼음장 아래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할아버지의 나른한 기지개, 울타리에 번져가는 노오란 개나리. 어른들은 그런 풍경을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봄은 봄인 게야.”어린 나는 그 말을 단순히 계절의 확인 쯤으로 들었다.“봄이 오기는 왔구먼.” “봄빛이 완연하구나.”그저 날씨와 풍경을 두고 하는 말인 줄 알았다.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그 말 속에 겹겹이 숨어 있는 우리말의 깊이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봄(春)은 단지 계절이 아니라, ‘봄(見)’보는 일이라는 깨달음이었다.우리말 ‘본다’는 참으로 다중적이다.눈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행위에 머물지 않는다.장을 본다.아이를 본다.시험을 본다.선을 본다.책을 본다.사람을 본다... 2026. 7.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