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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규의 골목 이야기2

thumbnail5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 햇살 방울들이 송이송이 떠다니는 거리를 따라 유치원 버스에서 내린 아이가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약사 아저씨,,,, 빨리 죽는 약 있어요?"아이의 말에 당황한 약사는"그 약을 누가 먹으려고 그러니?""할머니 드리려고요"아직은 죽음이 뭔지 모를 아이가 하는 말에 속 사정이 있으리라 본 약사는"할머니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네....저를 재워놓고는 할아버지 사진을 보며 늘 그렇게 말씀하였어요"라고 말한 뒤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손바닥만 한 돼지 저금통을 내미는 게 아니겠어요 "내일이 할머니 생신인데 그 약을 선물하고 싶어요"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의 천진한 표정 속에 묻어있는 아픔을 애연하게 바라보던 약사는"네가 말하는 약이 여기 있구나 이 약을 할머니께 선물해 드리렴"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 2024. 11. 9.
thumbnail5 종점 지나는 바람을 붙들고서라도​ 악착같이 장사를 했기에​ 자식 넷을 ​보란 듯이 키워 장가보내고 나니​ 애써 열심히 할 것도​ 가꿀 것도 없는 나이가 돼버린 게​ 조금은 억울하지만 사놓은 건물에서 나오는 달세로 ​ 여유 있게 살고 있다는 노부부가​ 새벽안개 짙게 드리운 거리를 ​ 가방 두 개를 끌고 걸어 나오더니 고속버스 ​터미널 대합실 귀퉁이에 앉아 초조한 눈빛으로 사방을 살핍니다 “여보...​ 큰아들내로 먼저 갑시다“ 멍울진​ 거리를 달려가는 버스를 타고 ​ 도착한 곳은 큰 아들이 있는 ​ 대전에 한 아파트 앞이었는데요 "아니..​아버지 어머니​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물이나 한잔 다오" 바람 길 숭숭 난 가슴을​ 먼저 열어 보인 건 엄마였는데요 “네 아버지 고향 친구​ 준태아저씨 너도 알거다“..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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